너 하나님의 사람아!
모두가 걷는 화려한 길, 내가 걸어야 할 좁은 길 본문
분주한 일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문득 가슴 한구석에 서늘한 바람이 불어올 때가 있습니다.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혹은 '평범함'이라는 기준에 도달하기 위해 숨 가쁘게 달려왔는데, 정작 내 영혼은 길을 잃은 아이처럼 서성이고 있는 기분 말입니다. 현대 사회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속삭입니다. "모두가 이렇게 하고 있어.", "이것이 유행이고, 이것이 자유야."라고 말이죠. 우리는 그 달콤한 권유에 이끌려, 다수가 선택한 넓은 도로 위를 안도감 속에 질주하곤 합니다. 하지만 군중 속에 섞여 있다고 해서 외로움이 사라지던가요? 화려한 조명 아래 있다고 해서 삶의 어두운 그늘이 지워지던가요? 때로는 많은 사람이 걷는 그 길이 안전해 보일지라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과연 이 길이 나를 진정한 행복으로 이끌어줄까?'라는 근원적인 물음이 피어오릅니다.
오래된 지혜의 보고인 성경은 이러한 우리의 고민에 대해 명징한 통찰을 건넸습니다. 마태복음 7장 13-14절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음이니라"(개역한글). 여기서 '좁은'이라는 의미의 헬라어 '스테네(στενή)'는 단순히 폭이 좁다는 뜻을 넘어, 무언가에 의해 압착되고 다듬어진다는 뉘앙스를 품고 있습니다. 마치 울창한 숲속의 좁은 오솔길을 걸을 때, 나뭇가지에 옷깃이 스치고 거친 돌부리에 발이 걸리듯, 참된 생명으로 가는 길은 우리의 본능과 욕망을 다듬어내는 불편함을 수반합니다.
반면, 세상은 우리에게 '삶의 방향을 잃어버린 상태'를 오히려 '자유'나 '개성'이라는 포장지로 감싸 건네줍니다. 남들이 다 하니까, 시대가 변했으니까 괜찮다는 위로는 마치 넓은 길을 걷는 안도감을 줍니다. 하지만 성경은 이를 경계합니다. 잠언 14장 12절은 "어떤 길은 사람의 보기에 바르나 필경은 사망의 길이니라"(개역한글)고 말합니다. 우리가 겪는 공허함은 어쩌면, 화려해 보이지만 목적지가 없는 그 넓은 길 위에서 느끼는 영혼의 멀미일지 모릅니다.
우리는 흔히 '죄'라고 하면 끔찍한 범죄를 떠올리지만, 성서적 관점에서 그것은 과녁을 벗어난 화살처럼 '삶의 본질에서 벗어난 모습'을 의미합니다. 세상은 이 벗어남을 쾌락이라 부르며 우리를 유혹합니다. 하지만 낚싯바늘에 꽂힌 미끼가 물고기에게 자유가 아닌 구속을 가져다주듯, 본질을 잃은 자유는 결국 우리를 욕망의 노예로 전락시킵니다. 진정한 가치는 때로 고리타분해 보이고, 지루하며, 고독해 보입니다. 남들이 환호하는 유행을 따르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신념과 양심을 지키는 일은 외로운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히브리어에는 '쉐에리트(שְׁאֵרִית)', 즉 '남은 자'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모두가 휩쓸려 갈 때, 홀로 깨어 본질을 지키는 소수의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이들은 세상의 소란함 속에서도 '거룩한 고독'을 선택할 용기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 고독은 외톨이가 되는 슬픔이 아니라, 소음이 제거된 공간에서 내면의 소리와 절대자의 음성을 듣는 충만한 시간입니다. 비록 그 길이 좁고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을지라도, 그 길에는 세상이 줄 수 없는 깊은 평안과 생명력이 숨 쉬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지금 당신이 서 있는 곳은 어디입니까? 혹시 남들의 시선과 세상의 기준에 맞춰 걷느라 지쳐 있지는 않으신지요. 이제는 화려한 넓은 길이 주는 거짓된 위로에서 벗어나, 조금은 거칠고 외로울지라도 진실한 좁은 길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건 어떨까요. 세상은 당신을 향해 "융통성이 없다"거나 "어리석다"고 말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다름'과 '구별됨'이야말로 당신의 삶을 가장 빛나게 할 보석입니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 좁은 길 위에는 혼자 걷는 당신을 위해 예비된 '조건 없이 주어지는 선물', 곧 하나님의 은혜가 따스한 햇살처럼 내리쬐고 있습니다. '삶을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거친 길을 걷는 당신의 발걸음을 붙들어 주실 것입니다. 고독한 숲길을 걸으며 마침내 맑은 샘물을 만나는 여행자처럼, 세상의 흐름을 거스르는 용기 있는 선택을 통해 삶의 참된 기쁨과 자유를 만끽하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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